Poppies in Soho
London, UK,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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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피시앤칩스는 영국이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였다.
그것도 바닷가에서 신문지로 포장되어 나오던 오리지널 피시앤칩스.
뉴질랜드 음식인줄 알았던 피시앤칩스가 사실은 영국의 것이었다는 걸 안건 그 후의 일이었다.
Old Interior
London, UK, 2017
뉴질랜드, 영국에서 먹었던 그 피시앤칩스 맛을 잊지 못해
한국에서도, 정확하게는 제주도에 가서 까지 맛봤던 피시앤칩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냥 생선튀김, 감자튀김의 맛이었기에
이번에는 그나마 전통적인 피시앤칩스를 맛보고 싶었다.
Elvis Presley
London, UK, 2017
그래서 찾은 곳이 소호의 포피스(Poppies). (쇼디치와 캠든에도 있다)
그 곳에 들어서자 마치 5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1957년, 1961년 포스터라니.
엘비스 프레슬리의 포스터라니!
Menu
London, UK, 2017
무려 52년부터 문을 열었던 이름있는 식당답게 메뉴는 그리 많지 않았다.
.
몇자 되지도 않는 메인메뉴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결국 이미 알고있는 Cod(대구)와 Hot Seafood Patter를 주문했다.
Coke & Poppies Pale Ale
London, UK, 2017
아마 이때부터였을거다.
거의 매 끼니마다 탄산음료를 주문했던게.
.
그리고 아마 이때부터 내 몸 속에서 빠른 속도로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한게 틀림없다.
Large Cod
London, UK, 2017
손님도 많지 않았다.
맛집으로 소문난 집 치고는 이 넓은 가게에 테이블이라고는 딱 두 테이블 밖에 없어 실망도 했더랬다.
그런데 고작 생선 하나 튀겨 나오는데 시간이 왜 이리 오래 걸리냐고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대구가 화려한 자태를 드러냈고,
내 입에서는 연신 대박 이라는 감탄사만 나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렇게 입에서 '녹는' 대구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처음 뉴질랜드에서도 그 뒤 영국에서도 내 기억에 대구가 이렇게 맛있던 적이 없었다.
.
그리고 타르타르소스와 케첩이 담긴 자그마한 병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Hot Seafood Platter
London, UK, 2017
핫 플래터. 이 또한 이렇게 양이 많을줄 알았으면 대구를 작은걸로 주문할걸.
그치만 대구는 라지로 시키는게 맞았다.
작은걸 시켰더라면 100% 후회했을게 틀림없었다.
.
큰 대구와는 확연히 다르게 쫄깃한 식감이 있던 작은 대구와,
대구처럼 한입 베어물자 입에서 사르르 녹던 오징어,
사실 새우인지도 모르고 먹었던 스캄피,
그리고 비린맛을 싫어해서 처음엔 불호였지만 먹다보니 맛있게 먹은 뱅어까지.
Bill
London, UK, 2017
고작 생선튀김이라고 비웃었던 나를 조롱하기라도 하듯
지금껏 맛보지 못한 피시앤칩스를 맛보여준 포피스.
런던에서의 마지막 식사로서 자격이 충분했던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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