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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멜로디/Live 처음,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의 재래시장 보케리아 (Feat. 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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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잔뜩 낀 하늘 아래, 여기가 지중해임을 알려주는 야자수들

Barcelona, Spai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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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은 좋지 않았다.


동생이 바르셀로나는 따뜻하니까 옷은 가볍게 챙겨오라고,

한달 전만 해도 나시를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했다고 했는데

우리가 도착하자 원래 그런적 없다는 듯, 런던 뺨치는 날씨를 마주하게 되었다.



구시가지의 메인 스트릿이지만 먹구름 때문에 운치도 없다

La Rambla, Barcelona, Spain, 2017




하늘은 하루종일 먹구름이 가득했고 공기는 런던만큼 차가웠다.


사람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다.

날씨가 좋지 않으니 기분도 다운되고, 하나도 신나지 않았다.



황량 그 자체

Placa Reial, Barcelona, Spain, 2017




레이알 광장도 예쁘니 한번 들러보라던 동생의 말이 무색하게

광장은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이 황량하기만 했다.



La Boqueria

Barcelona, Spain, 2017




시간은 12시.


람블라스 거리를 걷다보니 어느새 보케리아 시장에 다다랐고,

점심으로 뭐라도 먹어야했다.





아마 날씨가 이보다 더 좋았더라면

너무 관광지가 되어버려 맛없고 비싸기로 소문난 보케리아 시장에서 점심을 먹는 실수 따윈 하지 않았을거다.



배고프다

Barcelona, Spain, 2017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은 눈에만 담아두기로 했다.



보케리아 시장의 유일한 한인식당

Barcelona, Spain, 2017




보케리아 시장 한복판에서 발견한 한인식당.


첫날이 아니라 마지막 날에 왔었더라면 한식 생각이 날 만도 했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첫 식사로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배고프다 II

Barcelona, Spain, 2017




눈길을 사로잡는 것들은 많았지만, 첫 식사로 이것저것 헛배를 불리고 싶진 않았다.



비쥬얼에 현혹되다

Barcelona, Spain, 2017




마침내 시각과 후각마저 사로잡는 식당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세이렌이 노래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해 배를 침몰시켰다고 하던가.

마치 타코들이 '날 먹어주세요' 라고 날 현혹하는 것만 같았다.


.


나는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만것이다.



10유로짜리 점심식사

Barcelona, Spain, 2017




단돈 10유로라고 심지어 한국말로 호갱하던 유쾌한 점원 덕분에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 서서, 커리 타코와 빠에야와 각종 야채들이 듬뿍 올라간 식사를 하게되었다. (정확한 정체는 모르겠다)


.


처음엔 10유로가 싸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정말 터무니없이 비싼 식사였다.



딸기&바나나쥬스, 대구크로켓

Barcelona, Spain, 2017




누가 쫓아오는것도 아닌데, 배가 고팠던지라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1.5유로였던 생과일 쥬스도 사마시고 맛이나 보겠다며 대구 크로켓도 사먹었더랬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케리아 시장은 그저 구경하기 좋은 시장이다.



정상훈과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Barcelona, Spain, 2017




람블라스 거리를 벗어나 고딕 지구를 이리저리 걷던 중

옆에 있던 일행이 앞에 저 사람, 정상훈과 닮았다고 하더라.


우리보다 앞서 걷고 있었기에 슬쩍 보니 정말로 정상훈과 많이 닮은 사람이었다.


.


여긴 바르셀로나였다.


정상훈은 다둥이 아빠인데 애들도 없었고, 게다가 일반인인 아내의 얼굴을 알아볼리 만무했다.

닮은사람이라고 결론짓고선 다른 길로 빠졌었는데, 고딕 지구는 미로 같아서 또 마주치게 되었다.



진짜, 정상훈이었다

Barcelona, Spain, 2017




몰래 찍는다고 확대해서 찍고보니, 더 정상훈 같았다.

그럼에도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주변에서 맴돌다가 심지어 바로 내 옆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는데

정상훈인지 물어볼 용기조차 나지 않아 그렇게 보내고 말았던 그였다.





그런데, 정말 정상훈이었다.


그날 저녁 SNS에 '사그리다 파밀리아에서 만난 정상훈'의 사진이 올라왔다.

나도 정말 좋아하는데, 팬인데, 꼭 사진 같이 찍고 싶었는데, 그렇게 보내고 말았던거다.


.


정상훈씨가 이 글을 볼수 있을리 만무하지만.

허공에라도 외쳐봅니다.


"머나먼 바르셀로나 땅에서 만나서 더 반가웠어요 정상훈씨.

다음에 길에서 마주치게 되면, 그땐 꼭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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