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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멜로디/Live 처음,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까탈란 레스토랑 Tasca I V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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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의 그림 메뉴판

Barcelona, Spai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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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동생과 동생친구에게 점심을 대접(?)하기로 한 날이었다.


사실상 브런치를 먹고 숙소로 가는 도중 초코라떼에 츄러스까지 한접시 비우고선

들어가자마자 낮잠까지 자고 일어났기에 아직도 뱃속은 풀방인 상태였다.



현지인들로 가득한 레스토랑

Barcelona, Spain, 2017




그렇다고 해서 점심을 안 먹을수는 없었다.

우리는 지로나역 근처의,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까탈란 레스토랑 Tasca I Vins 로 향했다.

그곳에서 Menu Del Dia 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다.





메뉴델디아란 오늘의 메뉴로, 스페인식의 세트로 구성된 점심특선이다.



2017.12.04 월요일의 오늘의 메뉴 I

Barcelona, Spain, 2017




현지인, 특히 까탈란이 많은 이곳에 동양인은 우리 넷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최소 점장급 이상의 직원분이(어쩌면 사장일수도) 우리를 전담마크하는 느낌이었다.



2017.12.04 월요일의 오늘의 메뉴 II

Barcelona, Spain, 2017




사실상 우리에게 메뉴델디아 메뉴판은 그림도 없이 온통 스페인어, 까탈루냐어, 영어가 난무하여

애초에 들여다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 물건이었다.


.


다행히도 우리에겐 스페니쉬를 배운 동생 둘이 있었기에

모든 메뉴 선택과 주문을 그들에게 맡기고 물이나 홀짝홀짝 마시며 기다리면 되었다.



레스토랑의 특징을 잘 표현해놓은 작품

Barcelona, Spain, 2017




메뉴델디아의 가장 좋은점은 두개의 코스요리와 디저트로 구성되기 때문에

인원수대로 코스별로 4개씩, 디저트도 4개도 고를수 있다는거였다.


다시말해, 총 8개의 요리와 4개의 디저트를 맛볼수 있다는 말이었다.



Vermut Y Olivas

Barcelona, Spain, 2017




그러다 식전빵이 제공되는 순간, 나는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게, 식전빵이라고?

식전빵이 왜 이렇게 클 뿐더러, 이 토마토와 그 옆에 숨겨진 마늘은 또 뭐람?


.


그나마 이곳에 여러번 와본 동생친구가 시범을 보여주었다.



식전빵은 이렇게 먹어요

Barcelona, Spain, 2017




어떻게 먹는가 하면, 마늘을 까서 커팅을 한 뒤에 빵에 마늘 향이 배도록 슥슥 비벼주고

그 위에 토마토를 짜서 올리고 마지막으로 올리브오일을 뿌려 먹는 방법이었다.


식전빵 하나 먹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Fried Eggs with Potato Chips and Chistorra

Barcelona, Spain, 2017




보기만해도 배부른 4인용 식전빵을 뒤로하고,

세계 어디에서도 맛볼수 있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감자튀김에 시선을 뺏겨버렸다.


.


반숙의 노른자를 톡 터뜨려 감자에 찍어먹는 맛이란.

역시 감자튀김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Mushroom Risotto and Parmesan Cheese

Barcelona, Spain, 2017




버섯 리조또도 맛 없기는 힘들다.



Dish of Ham Cut by Hand with Glass Bread

Barcelona, Spain, 2017




마지막 1코스, 하몽이 나왔다.


오전에 먹은 에그 베네딕트 위에 곁들여 나온 하몽만 생각하고 짤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적당히 짭쪼롬하니, 빵이랑 같이 먹긴 배부르고 하몽만 야곰야곰 집게 되었다.



Grilled Pork Tenderloin with Roquefort Sause

Barcelona, Spain, 2017




1코스도 배가 불러 다 먹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2코스 요리가 나오고 있었다.

동생들이 뭘 주문했는지 모르는 우리로서는 다음엔 어떤 메뉴가 나올지 기대하게 되었다.


.


사실 동생들도 뭘 주문했는지 잊고 있던 탓에 처음엔 이게 소인지 돼지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살짝 질기기도 한 식감이 약간 송아지 고기 같기도 해서 뭘까 궁금해하다가,

결국 서버에게 물어보니 돼지 등심이라는 답을 주더라.



Cod Pil-pil

Barcelona, Spain, 2017




두번째 요리는 대구 요리로, 같은 대구지만 런던에서 먹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짜고, 비렸다. 바다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고 있는 대구였다.

짠맛만 어찌하면 먹긴 할수 있었는데, 비린맛을 안좋아하는 나는 잘 먹지 못했다.



Grilled Pork Feet with Chimi Churri

Barcelona, Spain, 2017




그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원래 본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족발이었다.

어차피 8개나 주문하니 한두개 정도는 맛없어도 된다고 그냥 편하게 주문하라고 했었는데,

이 족발이 바로 그 한두개가 되어버렸다.


비주얼은 그렇다치고, 특이한 향신료 향과

흔히 먹던 족발과는 완전히 다른, 입에 달라붙을 정도의 쫀득한 콜라겐의 식감을 감당하지 못하겠더라.



Paella with Vegetables and Cod

Barcelona, Spain, 2017




마지막은, 비주얼 면에서는 최하였지만 맛에 있어서는 최고였던 빠에야.


밥알이 둥둥 떠있어 마치 국밥 같았던 첫 느낌처럼, 맛 또한 맛있는 국밥의 맛이 났다.

무슨 맛인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지만 상당히 익숙한 맛이었다.

게다가 전혀 짜지도 않았다. 너무 맛있었다.





2코스 요리 중 유일하게 거의 바닥을 드러냈던 요리가 바로 이 빠에야였다.



Tarta de la Casa, Puding Casero, Sorbete de Limon 

Barcelona, Spain, 2017




여유있게 식사를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배가 터질것만 같았지만 그렇다고 디저트를 포기할순 없었다.


너무 달지않고 담백하니 맛있었던 케익과 달콤한 푸딩과,

상큼하기 그지없는 레몬 샤베트로 마무리를 하고 일어서려던 찰나.

우리를 전담마크하던 직원분이 우리 다시 찾아왔다.



Cider

Barcelona, Spain, 2017




동생들과 스페인어로 얘기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대화가 끝난 다음에 전해들은 바로는,


그동안 레스토랑을 다녀간 한국인들이 페이스북에 안 좋은 후기들을 많이 썼던지 (아니면 후기가 없었던지?)

음식이 괜찮았냐고, 그렇다면 페이스북 페이지에 너희 말로 좋은 후기 좀 작성해 달라는 말이었다.

그 와중에 동생친구는 내가 파워블로거라며 소개까지 해주었으니..... (거짓말은 나쁜거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어나려는 찰나, 마지막으로 소화에 좋다며 사과주까지 서비스로 내주어서

꼭 기쁜 마음으로 포스팅을 해야지, 하고 미루다 보니 어느새 지금이 되어버렸다.


.


결과적으로, 까탈란 음식을 경험하기엔 참 좋은곳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관광객들이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경험해본다는건 참 좋은 경험이다.

더군다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메뉴델디아로 두가지의 메인요리와 디저트까지 맛볼수 있다는건 더더욱 좋은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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